HABANA VIEJA from Van Royko on Vimeo.


 

 

오전엔 주례회의가 있었고, 나의 포지셔닝이 약간 헷갈렸지만 유익했던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오후 회의도 끝마쳤다. 허리가 계속 아파 등을 좀 꼿꼿이 세워 앉았는데 어쩐지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심의를 위해 몇 작품을 DVD에 굽고 이래저래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뜻밖에 발견한 영상 하나, 영화 <시간의 춤>의 배경이기도 한 쿠바의 수도 아바나 HAVANA 다. 4분 동안 푹 젖어 그 곳을 봤다. 이게 바로 짧은 영상의 위력이구나.  무기력한 직장인을 감상적인 여행자로 달뜨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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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우울

Hm's Diary 2010/02/25 15:12




 

날 꽃에 비유하기가 낯뜨겁지만

길가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꽃한송이가

꼭 나같아 안쓰러워 마음이 쓰인다.


온기가 느껴지는 2월이라

지금 내리는 비는 꼭 봄비라고 해도 어울릴법한데

어둑한 하늘 아래

분위기는 봄이라기 보단

푹푹한 가을한날처럼 서늘하다. 쓸쓸한것도 같고.


예전엔 종종 오늘보다 더한

우울함을 감지하며 살았는데

한동안 못 느끼다가

비도 내리고

이런저런 일도 있고

괜시리 마음이 무겁다.


울고도 싶고 웃고도 싶고

술도 당기고 친구도 그립고...


어쨌든 긍정의 마무리가 중요하다면

오늘의 이 어두운 기운은

일상의 안위가 주는 선물이라고

반갑게 여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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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라는 동물은 내게 1957년 뉴욕의 타임 스퀘어에 나타났다가 도시의 무언가에 화들짝 놀란 나머지 황급히 택시를 타고 제 고향 안데스의 고산지대로 귀향한 후 도시에 나타나지 않는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생명체 같은 것이었다. 인지 모라스 라는 매그넘 사진작가 중 가장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인 사진을 찍었던 여성 작가가 있는데, 그녀의 사진을 통해 라마라는 동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나처럼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터이다.


김경의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언제쯤 나도 그녀처럼 여유롭고 호기롭게 미지의 땅 곳곳을 밟을 수 있을까. 언제쯤 나도 그녀처럼 다시는 서울로 돌아오지 않으리란 뜨거운 각오를(다시 돌아오게 되더라도) 가슴 깊이 품을수 있을까.

패션잡지 기자로, 또 칼럼리스트로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은 여행지 선택도 머묾의 의식도 남달랐다.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를 들고 찾은 몰타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작은 도시 만델라, 그곳 작은 고성에서 만끽한 나른한 게으름. 카프리 해변에서 즐긴 럭셔리한 요트 경기, 베네치아에서 30분 거리의 레이스의 본고장 브라노, 가끔 염소와도 부딪힌다는 리스본의 알파마 그리고 슬픈 가락 파두.  


영화에나 나올법한 그녀의 1년 동안의 휴가길을 동행하다보니 문득 구름 한 점 올려다 보지 않는 나의 무미건조한 일상과 마주친다. 나름 넘쳤던 끼와 열정은 어디에 던져뒀을까. 그녀만큼은 아니래도 언제든 바람처럼 사라졌다 나타나는 용감한 작은 나였는데. 불현듯 집어든 책 한 권이 굳은 흙처럼 허옇게 변해버린 심장을 톡톡 두드린다. “문 좀 열어봐봐... 네 진짜 얼굴 보고싶어.”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의 표지를 장식한 라마의 사진이 어쩌면 합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얕은 의심이 풀리는 순간, 사진작가 인지 모라스Inge Morath 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아름답게 피사체와 소통한 사람은 누굴까. 이거야 말로 또 다른 결정적 순간이구나.

사진기 두 개를 목에 걸고 다리를 쭉 벌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인지 모라스를 보았다. 중년의 여인과 카메라가 몹시도 잘 어울리는 사실이 김경의 꽁무리를 쫒다 위축되고 만 내게 작은 위로를 준다. 셀프 포트레이트 속 늙어버린 그녀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신비롭다. 시공간의 숨결 그대로를 움켜잡은 그녀의 사진들이 마음을 흔든다.

바로 지금,
뭘 배우고 본받고 그런 문제들을 모두 떠나 마음이 동하고 있는 것만 느끼고 싶다. 나 아직 그대로 숨 쉬고 있다는 것만.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 8점
김경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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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2월 눈

Hm's Diary 2010/02/11 19:33




뜻밖의 큰 눈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니다. 파주와 맞닿은 일산의 끄트머리에서 눈 위에 꼼짝않고 갇힌 출근길. 1시간 쯤 지났을까. “기사님 죄송한데 문 좀 열어주세요.”

사방에서 쏟아지는 눈발을 헤치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만큼은 지각하지 않으리란 결의도 하얀 놈 앞에 무력하다. 설 연휴 하루 전 날의 마음이 이토록 무거울 수 있다니... 수북이 쌓인 일거리들이 눈앞에 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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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유...

Hm's Diary 2010/01/20 10:09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현재의 우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 즐거웠던 저 하루가
나를 지금, 이곳으로 데려다 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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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손에 넣은 지 꼭 6일 째.

아직은 ipod 외 문자 보내는 정도에만 익숙한  상태다.

알수록 놀라운 세상 ‘앱 스토어’에서

손글씨 노트, 로모 카메라, 가계부 등 여러가지를 다운받아 놨지만

막상 열성적으로 활용하는 게 없다.


단 하나. 약간 흥분되는 게 있긴 하다.

바로 애쉬튼 커쳐의 트위터.

나보다 훨씬 일찍부터 트위터를 즐겨한 듯한 애쉬튼은

유투브의 동영상, 실시간 뉴스의 핫 꼭지등을
트윗 함으로써
자신의 관심사를 세상 곳곳의 친구들과 공유한다. 


모두가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라 여겼을

<S러버>를 본 뒤 그의 팬이 됐는데,

이렇게 그의 짧은 메모들을 실시간 받을 수 있는 건 

생활의 새 활력이다.


며칠 전, 그가 Song of the day 라며 올려준

이 동영상 역시, 어쩌면 평생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었을텐데

그 덕분에, 매일 보고 또 보며 즐거워 하는 중이다.

나 같은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현재
4.236.509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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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12월은 대부분 ‘흥청망청’ 이었다. 어차피 계획대로 못 산거 대충 넘기자며 다음 ‘1월’을 담보로 시간도 감정도 넘치게 썼댔다. 그런데 요즘은 좀 다른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 해를 정돈하는 대신 언제나 새로운 하루처럼 뭔가를 시작하고 있다. 좋게 보면 부지런한 행동주의자가 된건데, 어쩌면 마음이 좇기고 있다는 반증인지도 모른다.


Swing



스윙댄스를 다시 시작했다. 린디 유랑 캠프의 ‘린디갱생반’을 통해 근 2년 만에 다시 춤을 춘다. 한동안 열성으로 배우고 춤췄던 기억들이 흩어지기 전에 다시 몸에게 스윙의 리듬을 복습시키는 요즘. 사실 예전만큼 행복하지 않다. 무조건 음악에 몸을 맡기고 흔들던 배짱 좋던 내가 어떻게든 박자를 맞추고 음정을 세고 틀리진 않을까 주저하는 소심이가 돼 있어서다. 그래도 이왕 갱생의 길로 들어섰으니 어떤 리더가 춤을 청해도 쭈뼛거리지 않을 만큼 엣지있게 추고 싶다.

유랑 캠프의 단장 엠오빠의 주문대로,
“거만하게 춰! 너가 틀렸어도 니가 틀린거야 얘! 하는 자세로 해.”
맞아, 도도하게.도도하게...


Photograph

By Philip Perkis


시선이 머문 사진 한 장이 내 안의 예술적 감수성을 적셔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사진들이 시간만큼 차곡이 쌓이면 그간 변화한 시선과 사고(思考)가 한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날 깊숙이 알 수 있는 한 도구가 바로 사진이지 않을까.  

꽤 오래된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실 욕심이 많이 났다. 유능하다는 아카데믹한 교육도 받고 싶었고, 낯선 이국적인 풍경을 담아보고도 싶었고, 좋은 장비를 먼저 갖추고도 싶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당분간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어쨌든 내 마음 속 열망에 집중해 소소하게나마 시작해 보자며 장만한 책이 필림 퍼키스의 ‘사진강의노트’ 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실제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경청하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좋은 강의노트가 있으니 혼자 하는 공부도 신이 난다.

Eco Mom



 

부모님 품을 떠나 한 가정의 '적게 버는' 일원이 된 뒤, 처음 일 년 동안은 자주 버거웠다. 하지만 요즘은 부족하기 때문에 노력하게 된 몇 가지들로 인해 조금은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거창한 건 아니고 세탁기나 전자레인지 같은 대기전력량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의 콘센트를 뽑아 놓는 것, 양치할 때 물컵을 사용하는 것, 설거지 할 때 면 장갑과 고무장갑을 이중으로 끼고 찬물을 쓰는 것(더운 물을 아끼는 것), 회사 건물 공공 화장실 전등을 끄고 다니는 것 (이토록 기본적인 걸 놓치고 살았다는 게 놀랍지만) 등을 실천하다 보면 종종 뿌듯하다.  여러모로 도움이 될 면 생리대도 그렇고 세재나 비누도 직접 만들어 쓰고 싶다. 돼지의 집단 사육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를 유발한다면 고기 좋아하는 나도 비건vegan까진 못돼도 세미베지테리안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불편하게 사는 것에 의미를 조금씩 깨치는 중인데, 덕분에 편안함이 주는 민망함이 감지된다. 이
2009년 12월의 '시작'들이 부디 온전히 습득되길 바란다. 미래의 덜 갖고 크게 만족하는 삶을 위해.

우리가 말하는 것이 진리인가 아닌가 여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려있기 때문에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The Reader> 중에서.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 10점
필립 퍼키스 지음, 박태희 옮김/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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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이토록 이목구비가 뚜렷한
태아의 사진을 본 적이 없다. 

오똑한  코, 넓은 눈매, 야무진 입술이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다.


갓 8개월 된 태아의 모습이

엄마 뱃속에서 빚어진 것만으로도
저토록 완전한 미모를 갖췄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다.  

뱃속의 아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금의 의료 기술에도 입이 딱 벌어진다.

언젠가 엄마의 출산기를 들었는데,
엄마는 아기가 생겼을 때 한번,
낳을 때 한번 이렇게 딱 두 번만 병원에 갔고
‘초음파’ 같은 검사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딸인지 아들인지는 그저 낳아봐야지만
알 수 있는 거였다.

더구나 당시엔 남아선호사상이 지배적일 때라
아들을 낳지 못할 바엔 안 낳는 게 차라리 나았기에
수많은 산모(며느리)들이 서글픈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우리 엄마도 딸 셋을 낳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남몰래 눈물 훔친 날이 있었지 싶다.  

(사실 태아의 성별 결정은 100% 남성의 정자가 담당한다.)

그때 꽤 주술처럼 널리 퍼졌던
믿음 중 하나가 흥미로운데.

실에 반지를 묶어놓고
'딸' '아들'을 같은 박자로 번갈아 읊으며
산모의 손바닥 위로 실을 흔들흔들 한다.
어느 순간 반지가 정확히 멈추는 타이밍이 있는데, 
그때 ‘아들’ 을 소리내면 ‘아들’로
‘딸’을 소리내면 ‘딸’로
아기의 성별을 예상한다.
참 엉뚱하고 단순하지만
당시 많은 산모들이 실제로 이 ‘놀이’를 믿었다고
엄마는 말해줬다.  

아무튼 격세지감이다.
곧 태어날 예쁜 밤토리는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환영받고
더 축하받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쪼록 건강하게만 나와 다오.
나의 첫 조카. 밤토리.

PS. 기뻐하며 긴장하고 있을
나의 언니, 형부에게도 응원을!!!









 

 

 


 


밤의 꽃

Hm's Diary 2009/11/30 17:14


 



말 그대로 활짝 핀 '밤의 꽃' 이었다.

'밤의 꽃'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건 황홀했다.

왜.. 그녀가 그토록 

봉오리를 닫고 숨 쉬던

환한 낮을 힘들어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녀를 '닮고 싶다'는 바람은 욕심과 다르지 않다는걸
알게됐다.

난 그저 저 꽃 곁에서

잠시 정신을 놓고

한 밤을 즐기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만 같다.


'밤의 꽃'은 아무래도 저렇게 꽃처럼 살아가겠지.

언젠가 한 마리의 나비가 팔랑팔랑 날아와

'밤의 꽃'의 진면목을 알아만 준다면.


아니, 꽃씨와 나비가 한 바람을 타고 날라

저 먼 어디쯤에서 마주하다

또 헤어지고 다시 마주한다면...


잠시 외롭다가

충만하다 또 외로운

꽃은..

안겼다 떨어졌다

또 안기며 사는게 
어울려 보인다.


'밤의 꽃'을 본 날.

그 얼굴을 쓰다듬은 날.
덕분에 품 안 가득 안긴 날.


2009. 11. 29.  











   

한겨레21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일러스트레이션/ 유승하


 

회사 근처 한 청국장 집은 하도 유명해 언제나 만원이다. 대체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전 손님이 일어서기가 무섭게 잽싸가 달려가 자리를 꿰차야 한다. 그 날도 그랬다. 상이 다 정리되기도 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상 위엔 너저분히 던져진 생선 가시들과 김칫국물 청국장 국물이 범벅이었고, 흘린 반찬 버린 반찬 입 닦은 휴지가 한데 뒤엉켜 있었다.


그때 굳이 정리를 거들겠다며 팔을 걷는 팀장님을 나는 만류했었다. 비위가 상하기도 했거니와 그건 저기 바쁘게 뛰어다니는 식당 아줌마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바빠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린 정당하게 돈을 내고 밥을 먹으러 왔을 뿐이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노동력을 바치는 일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언제부턴가 부쩍 식당의 종업원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긴 했었다. 잘 가는 감자탕 집도, 치킨집도, 중국집도 모두 그랬다. 테이블이 족히 스무 개가 넘는 식당에 일하는 아줌마는 고작 한 명인 곳도 있었다. 식당 주인이 장사가 안 되서 내린 결정이려니, 요즘 다 어렵다는 데 별 수가 없나보다 했지 그 이상 다른 생각을 이어가진 못했다. 


이를 테면, 나와 같은 여성노동자이면서 비정규직 그녀들이 세 달에 단 한 차례도 쉬지 못하고 일한다는 사실을, 하루에 12시간은 족히 일하고도 집에가 남편의 밥상을 차려주고 또 집안 정리를 도맡아한다는 사실을. 새벽잠을 쪼개가며 아이의 도시락 반찬을 부산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그렇게 살아도 한 달에 100만원 남짓한 수입을 가진다는 사실을.



여성빈곤 노동자의 삶을 더욱 빈곤하게 하는 것은 그들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사회구조다. 손님과 사장과 남편과 남자들에 치이고 무시당해도 이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못한다. 여성이고, 노동자이고, 빈곤해서다. A갈빗집 미자 언니 같은 여성 비정규직이 439만 명이다. B갈빗집 주방 언니 같은 기혼여성 장기 임시근로자가 200만 명이다. 식당에서, 마트에서, 화장실에서 마주치는 이들이다.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이다.


한겨레21  784호 ‘이보다 더 낮은 삶을 어디에서 찾으리오중에서

 



한겨레 21이 ‘노동 OTL’ 꼭지를 통해 노동현장의 생생히 체험 기사를 연속 6주째 연재중이다. 안산 난로 공장에서  임인택 기자가 공장 노동자를, 서울 갈빗집과 인천 감자탕 집에서 임지선 기자가 식장 노동일을 경험했다.

이 기사들을 읽을 땐 머리가 어질하다. 가끔은 아찔하기까지 하다. 경험 기사의 힘이 어찌나 강렬한지 나도 함께 그곳에 가 있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몰라서라기 보단 무관심했던 나 자신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식당 아줌마' 편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컸다. 더불어 자책감과 후회도 밀려왔다. 그 동안 내가 살아온 방식, 내가 지켰던 원칙들이 너무 보잘것없어  나에게 실망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면서 빈곤한 노동자일 뿐인데, 다만 식당에서 일을 하지 않을 뿐인데, 그녀들의 고달픔을 알아주지 않고 왜 그녀들과 연대하지 못했을까.


사실 연대라는 게 그렇게 크고 어려운 건 아니라고 했다. 한겨레21에 '우리끼리 서로 알아주고 연대하자‘ 에서도 나왔듯이 여기 저기 ’땡땡‘ 울리는 테이블 벨 소리에 혼이 반쯤 달아난 식당의 여성 노동자를 위해 물병을 꺼내오고, 재떨이를 가져오고 다 먹은 반찬 그릇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보고 사정을 알아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 면 되는 것이다.


-> 한겨레21 노동 OTL 전체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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