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영화 <기다리다>(DV 6mm, 4min.)가 완성된 곳, 미디액트가 사라진다. 그곳에 처음 발 들여놓은 날, 이토록 완전한 영화 교육의 장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내심 크게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영원히 곁에 있어 줄 것 같은 친절함 때문이었을까. 이후 겨우 두어 개의 수업을 들었을 뿐인데 어쩌면 이렇게 허망하게 미디액트가 사라진단다.
그랬다. 작년 여름, 미디액트에서 나의 첫 영화를 위해 고민하고 촬영한 1주일동안 고되고 힘들었지만,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당시에도,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터질 것 같은 흥분은 아직도 그대로 심장을 꿈틀인다. 나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정식 영화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그저 영화가 좋고 함께 하고픈 예비 영화인에게 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장비를 대여해주고 유용한 교육 프로그램과 세미나에 참여 가능케 한 곳이 바로 미디액트였다.
이제, 영진위가 선정한 새 사업주체인 (사)시민영상문화기구가 그 곳을 대신 꾸려나갈 것이다. 한낱 희망을 저버리긴 싫지만, 그간 미디액트 식구들이 개인의 안위 따위 접어두고 이뤄낸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갖출 것이란 기대가 들지 않는다. 독립영화, 독립영화전용관과 기타 영화제들이 정권이 바뀐 뒤, 영진위의 진두지위 하에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지금, 이 모든 게 시대착오적인 정치적 탄압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주 금요일 미디액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이송희일 감독이 한 말이 두고두고 가슴을 치는 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철거당한 사람들의 심정이 이런 것이겠구나 싶다. 예술영화전용관, 독립영화, 시네마테크, 미디책트처럼 시민과 교감해온 영상운동 등 돈이 안 되는 독립영화들이 하나같이 영화판에서 철거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 프레시안, "미디액트를 돌려줘" 미디액트 이용자들 비상대책모임 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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