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1/31 마음으로 찍은 사진 <윤미네 집>
  2. 2010/01/20 빨주노초파남보, 김조광수 감독전 (2)
  3. 2010/01/20 위드 유... (2)
  4. 2010/01/09 눈 세상




나무와 숲이 아름다운 유월이면, 우리 집 큰애 윤미가 시집간 지 2년이 된다. 지난 해(1989년), 스물여섯이 된 윤미는 자기가 좋아하던 짝을 따라 그토록 정다웠던 둥지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해 우리 가족들 곁에서 날아갔다. 그것도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멀리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것이다. 그때쯤부터인가, 나는 무심결에도 하늘을 올려다보는 못된 습성이 생겼다. (...) 그때서야 나는 아이들 사진 찍는 일도 마무리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고, 26년 동안 찍어둔 필름 뭉치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20년 만에 복간 된, 고(故) 전몽각 선생님의 사진집 <윤미네 집 _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의 머리말이 책 속 사진들만큼이나 감동을 준다. 조경국 선배의 블로그 를 통해 알게 돼 주문하기까지 고민한 시간이 짧은 만큼 이 책은 첫눈에 반한 사랑처럼 한 호흡으로 내게 왔다.

무엇보다 <윤미네 집>이 특별한 이유는 가족, 특히 큰 딸과 아내의 사진을 26년 동안 꾸준히 찍어온 아마추어 사진사의 집념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다섯 식구가 살을 부비며 사는 하루를 놓치지 않고 26년간 기록한 전몽각 선생님은 사진사보다도 '자상한 아버지'가 더 어울려 보인다. 보면 볼수록 놀라게 되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전몽각 선생님의 사진에서 비슷한 향내가 풍기는 것도 시선이 머문 풍경이 너무나 인간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 좋은 사진을 많이 찍고 싶은 내게, 사진은 곧 아름다운 마음과 시선이 하나가 되는 것이란 깊은 교훈을 가르쳐 준 <윤미네 집> 이 참 고맙다.


윤미네 집 - 10점
전몽각 지음/포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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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랫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기려니 설레려고 한다. 이런 기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겠지만, 블로그도 트위터도 미투데이도 페이스북도 하면 할수록 깊숙이 고독해 진 탓에 이 모든 걸 잠시 놓고 살았다. 그러는 동안, 술을 마셨고 책을 읽었고 영화를 봤고 미드에 빠졌다. 우리는 항상 현실에 충실한 채, 다른 위안을 찾으며 사나보다. 



#1.
작년에 엄마께 “엄마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고 싶어서 ‘김조’라는 성을 쓰게 되었다”고 했더니 엄마는 “쓸데없는 짓 말고 전화나 자주 해”라며 눈을 흘기셨다. 내가 손을 꼭 잡자 엄마의 눈은 어느새 그렁그렁해졌다. 다시 세상에 둘도 없는 모자로 되돌아간 순간이었다.

#2.
돌이켜보면 동성애자라서 부끄러운 적은 없었다. 다만 그걸 숨기기 위해 거짓말하는 게 부끄러웠을 뿐이다. 이제 이성애자인 척 거짓말할 필요는 없으니 내게 동성애자라는 딱지는 더 이상 부끄러운 표지가 아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불편할 뿐이다. 그래도 다시 묻자. 부끄러운 것은 동성애일까? 아니면 동성애 혐오일까?





<해피엔드> <와니와 준하> <귀여워> <후회하지 않아> 등을 제작한 청년필름에는 이름만 들어도 발랄한 기운이 번지는 김조광수 대표가 있다. 그는 유능한 제작자이면서, 두 편의 단, 중편영화를 연출한 재능 있는 감독이자, 성소수자의 인권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운동가다. 더불어 머리보단 가슴으로 글을 써 적잖이 화제에 오르내리는 칼럼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필름이 창간 10주년을 맞은 지난 해 자신의 첫 연출작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통해 영화 제작자에서 영화 감독으로 거듭 태어났다. 이어 올해에는 중편영화 <친구사이?>를 극장 개봉시키며 능력 있는 감독으로 자리매김 했다. 매번 빨주노초파남보 색색의 옷가지를  걸쳐 입고 온 정신에 깃든 생기발랄함을 봉하지 않는 그가, 바로 1월 금요단편극장의 주인공이다. ('금요단편극장'은 서울아트시네마와 인디스토리가 공동 주최하는 단편영화 상영회다.) 1월 22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소년, 소년을 만나다>와 <친구사이?>의 상영 후, 김조광수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함께 마련된다. 

덧붙여... 현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친구들 영화제>가 한창이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써 올해 역시 <친구들 영화제>를 애타게 기다렸기에, 영화제 기간 중 이뤄지는 '금요단편극장' 역시 소중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많은 팬을 확보하고 계신 김조광수 감독님의 작품과 메이킹 영상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에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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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유...

2010/01/20 10:09 from Enjoy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현재의 우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 즐거웠던 저 하루가
나를 지금, 이곳으로 데려다 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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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세상

2010/01/09 23:12 from Seoul - Rainy



빨간 우체통 머리위에
이토록 가지런히 내려앉은 하얀 눈을
처음 보았다.


회사 근처 새마을금고 앞에 만들어진
크고 단단한 눈사람.
당근으로 만들어진
주홍색 입술이 인상적이다.


사실은 낡은 박스 더미에 불과한 이것이
수북이 쌓인 하얀 눈의
선물 바구니 같다.


눈과 하나가 된 오토바이.
오토바이 모양의 솜사탕 같기도 하고,
솜 장난감 같기도 하다.


 
눈 내린 지난 주,  춥고 거칠던 출근길에서 꽤 아름다운 눈의 앙상블과 마주쳤다. 모르고 지나칠뻔한 길가 풍경이 마치 하늘이 내려준 하얀 선물 같았다. 어느 새 눈 내리는 날이 좋지만은 않은 나이, 한시가 아까운 아침 시간에 '에라 모르겠다, 이왕 늦은 거 눈 구경이자 하자' 며, 곳곳을 살핀 건 잘한 일이다. 큰 눈이 내리지 않더라도 매 하루의 하늘 빛 바람 구름은 제각각일 것이다. 이젠 좀 더 자주 시선이 머무르는 그것을, 그 순간을 느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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