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이토록 이목구비가 뚜렷한
태아의 사진을 본 적이 없다. 

오똑한  코, 넓은 눈매, 야무진 입술이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다.


갓 8개월 된 태아의 모습이

엄마 뱃속에서 빚어진 것만으로도
저토록 완전한 미모를 갖췄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다.  

뱃속의 아기가 잘 자라고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금의 의료 기술에도 입이 딱 벌어진다.

언젠가 엄마의 출산기를 들었는데,
엄마는 아기가 생겼을 때 한번,
낳을 때 한번 이렇게 딱 두 번만 병원에 갔고
‘초음파’ 같은 검사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딸인지 아들인지는 그저 낳아봐야지만
알 수 있는 거였다.

더구나 당시엔 남아선호사상이 지배적일 때라
아들을 낳지 못할 바엔 안 낳는 게 차라리 나았기에
수많은 산모(며느리)들이 서글픈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우리 엄마도 딸 셋을 낳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남몰래 눈물 훔친 날이 있었지 싶다.  

(사실 태아의 성별 결정은 100% 남성의 정자가 담당한다.)

그때 꽤 주술처럼 널리 퍼졌던
믿음 중 하나가 흥미로운데.

실에 반지를 묶어놓고
'딸' '아들'을 같은 박자로 번갈아 읊으며
산모의 손바닥 위로 실을 흔들흔들 한다.
어느 순간 반지가 정확히 멈추는 타이밍이 있는데, 
그때 ‘아들’ 을 소리내면 ‘아들’로
‘딸’을 소리내면 ‘딸’로
아기의 성별을 예상한다.
참 엉뚱하고 단순하지만
당시 많은 산모들이 실제로 이 ‘놀이’를 믿었다고
엄마는 말해줬다.  

아무튼 격세지감이다.
곧 태어날 예쁜 밤토리는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환영받고
더 축하받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쪼록 건강하게만 나와 다오.
나의 첫 조카. 밤토리.

PS. 기뻐하며 긴장하고 있을
나의 언니, 형부에게도 응원을!!!